🇺🇸🇷🇺 미·러 회담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보다

📰 서구 언론의 부정적 평가와 그 이면

2025년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은 냉전 이후 가장 상징적인 외교 장면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확대 회담이 취소되고 공동 성명이 불발되자, 서구 언론은 “푸틴만 웃었다”, “트럼프 외교 실패”라는 제목을 내걸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에는 유럽의 이해관계가 깊이 작용한다. 종전이 현실화되면 우크라이나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고, 폴란드와 발트 3국은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맞대며 안보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유럽 입장에서는 ‘종전이 곧 최악의 시나리오’로 비칠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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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언론의 편협한 수용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언론의 태도다. 국내 보도는 유럽의 불안을 그대로 옮겨 적으며 이번 회담을 ‘실패’로만 규정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처음으로 ‘종전(End of War)’이라는 단어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휴전이 단순한 전선 고착이라면, 종전은 정치·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간과한다면 한국은 스스로 외교적 공간을 좁히는 결과를 맞을 위험이 있다.

🎯 트럼프의 전략적 계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의도도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종전 담론을 선점해 자신을 “평화를 가져올 유일한 지도자”로 부각시키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이 직면한 두 가지 과제—외교적 성과와 물가 안정—를 동시에 해결할 카드가 될 수 있다. 러시아 원유가 정상가로 거래되면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저가 원유 수입 구조가 흔들리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종전 담론은 미국이 경제·전략적 우위를 확대하는 기제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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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드리운 위험

한국에 주어진 과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러·우 전쟁이 종료될 경우, 미국이 그 다음 우선순위로 북한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핵 동결, 체제 보장, 제재 완화 등이 주요 카드로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미·러 회담에서 한국이 사실상 배제된 전례를 고려하면, 북한 문제에서도 한국이 소외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트럼프의 의도적 배제라기보다는 한국 내부가 국제 질서를 유럽식 잣대로만 해석하며 스스로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데 기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국내 언론과 정치권의 반응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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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실무회담의 시험대

러·우 전쟁 종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외교적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25일 백악관에서 열릴 한·미 실무회담은 향후 국면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종전 이후 북핵 문제를 국제 의제로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할 경우, 한국이 능동적 전략을 갖추지 못한다면 협상장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우려가 있다. 특히 한국이 계속해서 서구 중심의 시각만 반복한다면 주도권 상실은 현실이 될 수 있다.

🔑 현실을 직시할 때

알래스카 회담은 실패가 아니라 ‘종전’이라는 의제를 국제 무대에 올린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다. 이미 한국은 패싱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국내 언론과 정치권은 유럽의 시각을 답습하며 반트럼프 정서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트럼프가 이번 회담에서 보여준 담론 주도력은 한반도 문제에서도 더욱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외부 책임론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역할을 냉철하게 재점검하는 용기다. 종전 담론이 현실이 되기 전에, 한국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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