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플라자 합의는 일본 외교사의 굴욕으로 남았다. 미국의 압박에 일본은 모든 조건을 수용했고, 그 대가로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다. 주권을 외쳤지만 실상은 미국에 종속되었고, 결국 ‘푸들 외교’라는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한국의 모습 역시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출국길에 “주권국가”를 강조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말과 달리, 회담장에서는 주권적 행위가 보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중국과 절연할 수 없다. 그것이 친중이라면, 친중일 수밖에 없다.”
이 발언은 미국에선 곧장 ‘친중 옹호’로, 중국에선 반미 명분으로 해석됐다. 출발부터 양측 모두를 자극한 메시지는 회담 전체의 불안한 그림자를 예고했다. 그 불안은 곧 트럼프 대통령의 SNS 한 줄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회담 세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글을 올렸다.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단 한 줄이 회담을 흔들었다. 대통령실은 혼란에 빠졌고, 회담은 지연됐다. 평소 반미적 언행을 보이던 인사들조차 방어적으로 돌아섰다. 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주도권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그 주도권은 특검 이슈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조은석 특검의 교회·기지 압수수색을 직접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했고, 국내 특검 문제가 외교 의제로 비화할 뻔했다. 정부는 “오해”라고 넘어갔지만, 회담 직전 이런 의제가 다뤄진 것 자체가 의도적이었다. 이는 잘 수습된 게 아니라, 한국 외교의 허술함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곧 ‘잭 스미스 농담’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 제도를 설명하는 도중 끼어들어 말했다.
“혹시 그 특검이 정신이상자 잭 스미스 아니냐? 그는 병든 사람이다.”